며칠 전,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체했을 때 손따기 효과‘에 대해서 양의사와 한의사의 설명을 비교하는 게시물이 올라왔는데요. 게시물 내용에서 양의사분들은 플라세보(placebo) 효과로 설명하는 모습을 접했어요.😢 반면, 한의사분은 자율신경계 조정 기전으로 설명했어요. 앞서 메디브 뉴스레터에서도 다룬 적 있죠?
침 치료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는 분들은 침 치료 효과를 플라세보 효과라고 말하는데요. 오늘은 이 부분에 대해서 짚고 가려고 해요.
플라세보 침, 플라세보 약과 달라요🤔
RCT(무작위대조군연구)라는 단어, 많이 들어보셨죠? RCT 연구는 특정 치료가 플라세보에 비해 특이적인 효과가 있는지 알기 위해서, 환자와 의사가 모두 각각 진짜 치료를 받았는지 아닌지, 진짜 치료를 시행했는지 아닌지 알 수 없도록 하는 절차인 맹검(Blinding)을 수행합니다. 이렇게 치료법과 플라세보의 효과를 서로 비교하는 RCT는 특정 치료법의 효과를 판단하는 gold standard이기도 해요.
플라세보는 진짜 치료와 구별할 수 없어야 하고, 아무런 효과가 없어야 한답니다. 신약의 효과에 대한 연구를 예시로 들어볼게요. 진짜 약과 플라시보 약을 같은 형태, 색으로 만들어 환자와 의사 모두 진짜와 플라시보를 구별하기 어렵게 해요. 플라시보 약은 아무런 효능이 없는 성분으로 만들고요.
Chae Y 등은 플라세보 약과 다른 거짓침의 특성을 고려해, 침 치료의 효과를 성급하게 플라세보 효과로 결론지으면 안된다고 지적했어요. 진짜인지 플라세보인지 알 수 없는 플라세보 약과 달리, 플라세보 침은 환자에게 진짜 침 치료를 받고 있다는 느낌을 주도록 만들어져 있고, 환자에게 촉각이라는 감각을 제공해 실제 신체에 치료 효과를 유발하기 때문이라고 해요.(원문보기)(관련기사)
침을 얕게 놓으면 플라세보?😮
다양한 나라의 연구자들은 침에 대한 대조군 연구에 대한 기준(STRICTA, standards for reporting interventions in controlled trials of acupuncture)을 마련하고 다양한 종류의 거짓 침(Sham acupuncture, 플라세보 침)을 고안해왔어요.
장진영 등은 침에 대한 코크란 리뷰 25편을 분석하면서 침 연구에 사용되는 거짓 침의 방식을 소개했는데요. 침습적인 거짓침 방식으로 경혈에 얕게 자침하는 방법, 실제 경혈이 아닌 위치에 자침하는 방법, 해당 질환과 관계없는 경혈에 자침하는 방법 등이 있었고요. 비침습적인 거짓침 방식으로는 끝이 무딘 도구를 이용해서 관련없는 경혈이나 경혈이 아닌 위치에 자침하는 방법이 있었다고 해요. (원문보기)
해당 저자들의 분석한 25편의 코크란 리뷰 중 무려 19편이 진짜침과 거짓침이 유의한 차이가 없다고 결론 내렸는데요. 저자들은 연구들에서 사용된 거짓침 방식의 한계를 지적해요. 어떤 한계가 있는지 살펴볼게요.
플라세보 침은 효과를 유발해요😮
경혈이 아닌 부위나 통처와 상관없는 부위에 자침하는 것이 정말 플라세보일까요? 먼저 침치료는 ‘경혈에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에요. 통증 부위에 자침해 침의 국소효과를 기대하는 아시혈 치료법도 있는걸요.
또한 침치료에는 분절적 효과와 전신적 효과가 있다는 사실 기억하시죠? 통처와 떨어져 있어도, 경혈과 떨어져 있어도 침 치료 효과는 작동해요.
얕게 자침하는 방식이 정말 플라세보일까요? 침을 얕게 놓는 경우와 깊게 놓는 경우가 치료 효과에 있어 차이가 없음을 시사하는 fMRI연구가 있어요.(원문보기)
또한, 찌르지 않고 무디게 압박하거나 심지어 피부를 문지르기만 해도 뇌의 변연계를 활성화시켜 치료 효과를 유발한다고 알려졌어요.(원문보기)
밀가루나 설탕으로 만들어져 전혀 효능이 없는 플라세보 약과 달리 플라세보 침, 거짓 침은 치료 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 잊지 말아요!😂
Q. 침치료랑 플라세보랑 크게 차이가 안난다던데, 그럼 침은 플라세보 효과 아닌가?
A. 아닙니다! 침은 플라세보 설정이 어려워요. 플라세보 침도 치료 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에 나오는 결과입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플라시보 침의 효과가 크기는 하지만, 그렇더라도 모든 플라시보 침에 비해서도, 침 치료는 더 강한 진통 효과를 나타낸다”
참고문헌
침의 과학적 접근의 이해. 2021. Adrian White 저 / 이승훈 역. 한미의학 (책 정보)
한의사와 근거중심의학·임상연구에 관심있는 전공자를 위한 알기쉬운 임상연구 입문가이드. 2021. 김태훈 저. 군자출판사 (책 정보) |